그림보조 자원봉사 다녀온 날...

안녕하세요~ 꽃핀입니다.
드디어 자원봉사 당일...
어렸을때 학교에서 하라는 자원봉사 이후
처음입니다.

혼자 자원봉사 다닌다는게 왠지 부끄러워
고민만 하다가 용기내어 신청했습니다.
(아마 주변에 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진작 했을텐데)

오늘 제가 하고 온 봉사는
성인문해교실 시화전 작품그리기 보조 였어요.

제가 상상하기론 할머니들이 잔디밭에서
그림그리고 색칠할때 물떠오거나 뭐 그런
보조일인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전문적(?)인 일을 시키더라고요.

할머니들은 한글을 배우고 계셨고,
직접 지은 글을 도화지에 연필로 쓰시고
다 쓰시면 글씨쓴거 틀린거 없는지 체크 후
연필위에 네임펜으로 한번 더 쓰시는걸로

그런 후 글에 맞게 그림그리고 색칠 도와드리기..

이 과정에서 저희는 왔다갔다하면서 할일을 찾아하는건데
연필선 지우기부터 맞춤법 체크,
그림그리기, 색칠도와드리기 정도의 일을 했어요.
대부분 할머니들이 그림그리는 걸 어려워하셔서
그림은 강사님과 봉사선생님들이 그려드렸어요.

저는 그림그리는 걸 좋아하는지라
다들 그림 잘 그린다고 하셔서
쑥스럽지만 기분은 좋았습니다.

나이먹으나 안먹으나 칭찬은 다 좋은거더라고요^^

저는 왔다갔다하면서 할머니들의 글을 다 읽었어요.
글들이 다 너무 좋았지만 마음이 아팠어요.
예전에는 워낙 다들 어렵게 사셨고
남아선호사상이 심한때이니 할머니들에게
배움이란 힘든 일이 었을거예요.
그래서 할머니들의 글엔 배움학교에 다닐수있어
너무 행복하단 말들이 써있었어요...

지나가다 도와드리려고 보면
굉장히 부끄러워하시며 도화지를 가리시는 어르신,
나이 일흔, 아직까지 찐사랑을 하고 계시다며
부끄러워하셨어요.

무당이 되신 할머니...
안받으려고하셨지만 자식들이
아프기 시작하면서 받아들였다고해요.
지금은 그만두시고 힘들게 산 세월
주님만 믿고 사신다며
시에 써있었어요. 행복해보이셨어요^^

어머니에 대해 쓴 글이었는데
어머니의 인생이 불쌍한지
마지막에 어머니 이름을 써놓았더라고요.
그림을 색칠할때 굉장히 독특한 색으로
칠하시길래 일부러 이렇게 하셨냐니까
본인이 젊을때 멋도 못부리고 힘들게 사셔서
그림은 멋지게 색칠하고싶었다고하세요.

할머니들 모두 눈 마주치면 웃어주시고
처음 들어갈때 얼마나 반가히 맞아주시던지
커피도 타주셨어요^^

전 봉사하고 와서 느낀 일들을
아이들과 남편에게 이야기했어요.
큰아이는 사춘기라 알아들은건지 관심없는 투였지만
그래도 봉사...? 하고 생각을 해봤을 것 같아요.

남편은 퇴근하고와서 나한테도 봉사좀 해봐...하며
본인 다리를 내밀더라고요...

미안하지만 당신 다리를 만져주는건
뿌듯하지가 않아...
할머니들은 정말 작은 일에도 너무 고마워하고
예뻐해주셨거든...
근데 당신은...좀....암튼 뿌듯한 맛이 없어...
풀리오 다리마사지기를 들이밀어줬습니다.

그래도 한번 더 얘기했으면 주물러줄라고 했는디...ㅋㅋㅋ
더이상 얘기하진 않더라고요.

너무 즐거운 일을 하고오니
(사실 일이란 생각은 안들어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일하고 왔거든요.

강사님이 봉사자들을 위해 커피를 쏘셨고
저는 믹스커피 마셔도 되냐고 물으니
복지사님이 얼음넣어 타주셨어요.

괜히 일을 시킨 것 같아 지금 생각하니 죄송하네요...
할머니 봐드리느라 얼음이 죄다 녹아서
먹지도 못했는데...다음부턴 이런 부탁하지 말아야지...

아침을 대충 먹고가서 너무 배고팠는지
집에와서 짜파게티 2개를 끓여 허겁지겁먹었어요^^

봉사는 상대방을 위한 게 아닌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한 일인 것 같아요.

전 아이들과 노인들을 대하는게 편하고 좋아요.
왜 그런가 생각해봤는데
아이와 노인은 사람을 의심하지않거든요.
순수해요...

용기를 얻어 다음은 노인 이미용봉사를 신청했어요.
이번봉사보다 더 긴시간이지만 마음은 더 행복해지지않을까요...

사회복지사님께서 봉사자들이 많이 필요한데
많지않다고...특히 배달일하는게...힘들 긴 할 것 같아요.

암튼...혹시 저처럼 고민하시는 분들
신청해보세요. 더 큰 행복이 찾아올지 모르니까요...

** 봉사활동 신청하는 곳

https://www.vms.or.kr/main.do

사회복지봉사활동인증관리-VMS

https://www.1365.go.kr/vols/main.do

1365자원봉사포털

읽고 기분이 좋아지셨다면 구독과 공감, 댓글
모두모두 환영입니다~